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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대동맥 질환, 대동맥류와 대동맥 박리

by Systrader97 2023. 3. 28.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하여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동맥입니다. 전신, 즉 뇌, 팔다리, 간, 위, 소장, 대장, 콩팥 등의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는 모든 동맥이 대동맥에서 갈라져 나옵니다. 심장에서 횡격막 사이에 있는 대동맥을 흉부 대동맥, 횡격막 아래에 있는 대동맥을 복부 대동맥으로 구분합니다.

 

 

대동맥에 생기는 질환

대동맥류대동맥 박리가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대동맥은 혈액을 전신에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할 때 생기는 압력이 강하게 가해집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대동맥 혈관벽이 탄력을 잃거나 압력을 못 이기면 대동맥이 부풀어 풍선처럼 늘어지는데, 이를 대동맥류라고 합니다. 풍선이 늘어나다가 터지듯이, 대동맥류는 일정 한계 이상 늘어나다 터질 수 있고 급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동맥 혈관벽이 찢어져서 두 층으로 분리되는 경우를 대동맥 박리라고 합니다. 대동맥은 뇌, 팔다리, 내장 등의 장기로 혈액을 공급해주는 동맥과 이어지는데, 혈관벽이 두 층으로 분리되면서 동맥으로 혈류가 느리게 가거나 완전히 막히면 장기의 괴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대동맥의 경도 확장, 대동맥 벽 내 혈종 등 다양한 대동맥 관련 질환이 있습니다. 

 

(좌) 대동맥류. (우) 대동맥 박리. 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AHA)

 

 

대동맥 질환의 원인

대동맥 질환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이고 중요한 원인은 동맥경화고혈압입니다. 동맥경화가 진행해 혈관벽에 지방이 쌓이면 동맥 벽의 구조를 지지하는 성분들이 점진적으로 약해지고, 고혈압에 의해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으면 대동맥류가 발생합니다. 대동맥 안쪽 혈관이 찢어지면서 찢어진 공간으로 혈액이 흘러가면 대동맥 박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결합 조직이 약화되어 발생하는 선천적 요인(Marfan syndrome 등)이 있으며, 드물게는 외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대동맥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과 진단

대동맥류의 경우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매우 어렵고,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동맥이 커지면서 가슴 통증이나 답답함, 기침,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흉부 대동맥류보다는 복부 대동맥류가 더 흔하게 나타나는데, 배에 손을 대었을 때 두근거리는 덩어리가 만져지면 복부 대동맥류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급성 대동맥 박리는 극심한, 찢어질 듯한 흉/복부 통증을 주소로 응급실을 통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동맥 질환의 진단은 흉부 X-ray 촬영을 하며, 필요한 경우 심장 초음파 또는 CT 촬영을 합니다. 흉부 X-ray의 가운데 부분을 종격동이라고 하는데, 종격동이 넓어져 있는 경우 의심할 수 있습니다.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판막의 기능도 확인할 뿐만 아니라 흉복부 대동맥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CT 촬영의 경우 조영제를 투여하지 않고도 흉복부 대동맥의 대략적인 크기를 알 수 있지만, 조영제를 사용해야 대동맥류 및 대동맥 박리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대동맥 박리의 진단. 대동맥 박리 환자의 흉부 CT입니다.

 

대동맥 질환은 퇴행성 질환, 즉 노화 과정입니다. 대동맥은 일반적으로 매년 1~2mm 정도 직경이 증가합니다. 상행 흉부 대동맥은 4cm, 하행 흉부 대동맥 및 복부 대동맥은 3cm 이상 늘어나면 대동맥류로 진단합니다. 크기가 클수록 커지는 속도가 빠르며, 박리가 동반되었을 경우에는 더 빠른 속도로 커집니다. 일반적인 퇴행성 원인에 이한 대동맥류의 경우 상행 흉부 대동맥은 5.5cm, 하행 흉부 대동맥은 6cm, 복부 대동맥은 5.5cm 이상 늘어나면 동맥류 파열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이나 시술을 해야 합니다. 유전적 원인의 대동맥류는 0.5cm 더 작은 기준으로 수술을 권고합니다. 크기에 관계 없이 매년 0.5cm 이상 크기가 증가하거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 경우도 수술을 해야 합니다.

 

 

대동맥 질환의 치료

대동맥류의 경우 대동맥 부위를 잘라내고 인조 혈관으로 바꾸는 수술이 최선입니다. 대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주위 혈관과 장기와의 관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구체적인 수술 방법이 달라집니다.

 

대동맥류의 위치와 모양이 적합하면 부풀어 오른 대동맥 부위에 스텐트 그라프트(stent graft)를 삽입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를 시행합니다.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 시술은 수술보다 입원과 회복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동맥류의 위치와 모양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 스텐트 그라프트가 밀리면서 바깥으로 혈류가 새어나가면 대동맥류 크기가 더 증가하거나 파열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수술과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을 동시에 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대동맥류 치료.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 시술의 CT 사진입니다.

 

대동맥 박리가 상행 흉부 대동맥에서 시작한 경우, 응급 수술을 하게 됩니다. 하행 흉부 대동맥 혹은 복부 대동맥에서 시작한 경우는 대부분 약물 치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대동맥 박리로 인해 장기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에는 대동맥 박리 시작 부위를 스텐트 그라프트로 막는 시술을 할 수 있습니다. 

 

 

대동맥 질환의 예방

대동맥 질환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많이 발생하므로, 평소 혈압 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대동맥 질환의 경우 베타 차단제(beta blocker)와 안지오텐신 수용기 차단제(ACE inhibitor)를 우선적으로 권고합니다. 동맥경화 역시 원인이므로 당뇨, 고지혈증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며, 금연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전성 대동맥 질환의 경우 퇴행성 원인에 비해 젊은 나이(50세 이전), 상대적으로 동맥경화 병변이 별로 없는 깨끗한 대동맥에서 대동맥 기시부가 늘어나는 양상으로 발생합니다. 가족력, 즉 직계 가족 중 대동맥류 혹은 대동맥 박리 등의 질환이 있거나 급사의 병력이 있는 경우에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키가 크고 손발이 길며 골격의 이상 소견이 있으면 Marfan syndrome의 가능성이 있고, 대동맥 및 심장 판막 질환에 주의해야 합니다.

 

임상 소견을 종합하여 유전성 대동맥 질환을 진단하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임상 소견이 부족하거나 소아에서 아직 임상 소견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원인 돌연변이를 확인하면 부모, 형제, 자녀에서 절반의 확률로 동일한 돌연변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가족의 동일 질병을 진단해 증상 발현 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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